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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창이와 도담, 행운과 욕망)

annabb 2026. 10. 2. 10:38

목차


    신비로운 과자 가게 주인 홍자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포스터

    "나에게도 저런 가게가 나타난다면 어떤 과자를 고를까?"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보는 내내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1,100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라미란과 이레가 각각 전천당 주인 홍자와 화황당 주인 요미를 연기합니다. 제가 직접 스토리를 따라가며 느낀 것은, 이 영화가 단순한 마법 과자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창이와 도담 — 같은 능력, 다른 방향

    일반적으로 마법 아이템이 등장하는 이야기에서는 '어떤 능력을 얻는가'가 핵심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어릴 때도 그랬습니다.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약이 있다면 당장 먹겠다고 생각했고, 힘이 세지는 음료가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창이와 도담의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니 그 생각이 꽤 틀려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창이는 전천당에서 '닥터 꿀잼' 세트를 100원에 구매합니다. 이 '닥터 꿀잼 세트'란 특수 가운과 안경으로 구성된 아이템으로, 착용자에게 다른 사람의 아픈 부위를 감각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을 부여합니다. 쉽게 말해 일종의 공감형 진단 능력입니다. 창이는 이 능력으로 엄마의 두통을 꿀잼으로 치료하고, 이후 파란 연기가 나는 곳에서 배가 아픈 사람을 찾아 도와줍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건 창이가 능력을 쓸수록 더 강한 힘을 원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낫는 장면 자체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꿀을 모두 소진한 뒤에도 언젠가 진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이 남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반면 도담은 화황당의 '몬스터 드링크'를 마십니다. '몬스터 드링크'란 야수의 신체 능력과 예민한 감각을 일시적으로 부여하는 음료로, 복용 주의사항이 있었지만 도담은 이를 무시하고 전부 마십니다. 솔직히 이건 제 경험상 이해가 됐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으면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온 뒤, 혼자 '그때 이렇게 말할걸' 하며 머릿속으로 복수를 연습해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담이 힘을 원했던 이유는 처음부터 타인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도담은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을 제압하고 희열을 느끼지만, 이후 폭력성이 점점 외부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목덜미에서 늑대의 털과 송곳니가 돋아나는 장면은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니라 심리적 변질(psychological regression)의 상징처럼 읽혔습니다. 여기서 '심리적 변질'이란 외부 자극이나 감정적 압력에 의해 개인의 사고와 행동이 이전보다 충동적이고 퇴행적인 방식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 창이: 능력을 타인을 위해 사용 → 능력이 사라진 뒤에도 꿈이 남음
    • 도담: 능력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시작 → 점차 힘 자체에서 쾌감을 느낌
    • 두 인물 모두 처음 의도는 순수했지만, 능력을 사용하는 방향이 결과를 갈랐음
    요약: 창이와 도담은 같은 마법 능력을 얻었지만, 그 힘을 어디로 향하게 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합니다.

     

    행운과 욕망 — 전천당 과자가 진짜 보여주는 것

    일반적으로 이런 서사에서는 "착한 아이는 행운을 얻고, 나쁜 아이는 벌을 받는다"는 구도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때도 그 틀로 읽으려 했는데, 실제로 따라가 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전천당의 홍자는 손님의 소원을 무조건 들어주지 않습니다. 창이의 경우처럼 마음에서 우러난 소원에는 '행운의 과자'를 건네고, 화황당의 요미는 욕망의 틈새를 노려 그 심리를 증폭시키는 과자를 제공합니다.

    이 대비가 흥미로운 건 단순한 선악 구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사 내러티브(narrative arc) 측면에서 보면, 전천당과 화황당의 매출 대결은 표면상의 갈등이고, 진짜 갈등은 손님 내면에서 벌어집니다. 여기서 '서사 내러티브'란 이야기가 인물의 내면 변화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구조적 흐름을 말합니다. 창이와 도담은 각자의 내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법 과자를 선택했고, 그 선택 이후의 행동이 결국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도담의 이야기를 보면서 제가 솔직히 불편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도담이 야수처럼 변해가는 모습만 부각하다 보면 그전에 왜 이 아이가 그런 힘을 필요로 했는지, 괴롭힘을 방치한 주변 어른들의 역할은 어디로 갔는지가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school bullying) 연구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도움 요청보다 스스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행동을 먼저 선택하는 경향이 높습니다(출처: StopBullying.gov(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학교폭력 예방 플랫폼)). 도담이 몬스터 드링크에 손을 뻗은 것도 그 연장선으로 읽혔습니다.

    그렇다고 도담의 폭력성이 정당화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런 서사에서는 인물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두둔하기보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 구조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도담의 이야기를 그렇게 읽으면 훨씬 불편하고, 동시에 훨씬 솔직한 이야기가 됩니다.

    전천당의 마법 과자가 해결해주는 것은 소원까지입니다. 그 소원을 얻은 뒤 어떻게 행동할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고, 영화는 그 지점을 정직하게 따라갑니다. 아동 정서 발달(emotional literacy) 연구에서는 어릴수록 능력보다 그 능력을 사용하는 목적의식을 먼저 내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미국심리학회)). 여기서 '정서 발달'이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자라는 과정을 가리킵니다. 창이가 능력을 잃은 뒤에도 의사의 꿈을 간직하는 장면은 그 의미에서 꽤 정확한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요약: 전천당 과자는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그 소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결국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영화는 그 과정을 두 인물을 통해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영화, 원작 책이랑 많이 다른가요?

    A. 원작은 전 세계 1,100만 부, 국내 200만 부 이상 판매된 시리즈물로, 영화는 그 중 여러 에피소드를 재구성한 형태입니다. 일반적으로 원작 팬들은 세계관이 축약된다고 우려하는데, 제가 스토리를 따라가 보니 창이와 도담의 에피소드는 원작의 감정선을 꽤 충실하게 살린 편으로 보였습니다.

     

    Q.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 무섭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있나요?

    A. 도담이 몬스터 드링크를 마신 뒤 폭력적으로 변하는 장면과 목덜미에서 늑대의 털이 돋아나는 장면은 다소 강렬한 시각 연출을 포함합니다. 전체적으로 K-패밀리 영화로 분류되어 있지만, 취학 전 유아보다는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과 함께 보는 것이 대화 나누기에도 더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Q. 전천당과 화황당의 차이가 뭔가요?

    A. 전천당은 손님의 순수한 소원에 맞는 '행운의 과자'를 건네는 가게이고, 화황당은 손님의 욕망이나 불안을 파고들어 '욕망의 과자'를 제공하는 가게입니다. 제가 보기엔 두 가게 모두 손님이 원하는 것을 줍니다만, 전천당은 그 소원의 방향을 먼저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Q. 라미란, 이레 두 배우의 연기는 어떤가요?

    A. 라미란은 신비롭고 따뜻한 홍자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이레는 질투와 욕망을 부추기는 요미의 날카로운 면을 잘 살렸습니다. 특히 두 사람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은 서로 다른 연기 톤이 맞부딪히는 묘미가 있어서, 제 경험상 그 장면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결론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어떤 과자를 먹고 싶어?"가 아니었습니다. "그 힘을 얻는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겠는가?"였습니다. 창이는 엄마를 낫게 해 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도담은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둘 다 나쁜 출발점이 아니었는데, 이후의 선택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힘이 사람을 바꾼다고 흔히 말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힘은 마음속에 이미 있던 것을 더 크게 드러낼 뿐일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반드시 행복해지는 게 아니고, 상처받은 자리에 힘이 생긴다고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이와 함께 본 뒤 "어떤 과자가 갖고 싶어?"보다 "그 과자를 갖게 되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기에 좋은 작품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N_twCW2IZ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