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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유니버스 브랜드 필름 (세계관, 이스터에그, 광고효과)

by annabb 2026. 9. 14.

솔직히 저는 금융권 광고를 끝까지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대개 30초쯤 지나면 손가락이 먼저 반응하거든요. 그런데 하나금융그룹이 공개한 이 브랜드 필름은 달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고, 의사가 나타나서 치료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금융상품 이야기가 끼어드는 이 정신없는 전개를, 저는 끝까지 붙잡혀 봤습니다.

 

그냥 광고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처음 영상을 틀었을 때 저는 '어, 또 유명인 여러 명 모아놓은 금융 광고구나' 하고 별 기대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강호동이 사무장으로 나오고, 안유진이 승무원으로 등장하고, 임영웅이 환자 역할을 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뭔가 이건 단순한 광고가 아니겠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알고 보니 이 콘텐츠의 시작은 하나은행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만우절 장난 포스팅이었습니다. 영화사 '하나 픽처스'를 출범하고 강호동, 임영웅, 손흥민, 안유진, 지드래곤을 라인업으로 내세운 '하나 유니버스 커밍순' 소식을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만우절 개그로 받아들였죠. 하정우 배우가 실제로 댓글까지 달면서 더욱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고요. 그런데 이게 진짜 콘텐츠로 만들어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이 형식을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라고 부릅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란 브랜드가 광고주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독립적인 콘텐츠처럼 소비되면서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광고처럼 느껴지는 순간 시청자가 이탈하기 때문에, 얼마나 콘텐츠 자체로서 재미를 주느냐가 핵심입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이 영상은 그 기준을 꽤 잘 통과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만우절 포스팅으로 시작해 실제 브랜드 필름으로 완성된 이례적 기획
  • 강호동, 임영웅, 손흥민, 안유진, 지드래곤 5인 출연
  • 하정우 감독 직접 참여, 목소리 출연까지
  • 단순 광고가 아닌 시네마틱 브랜디드 콘텐츠 형식
요약: 만우절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하나 유니버스는, 브랜디드 콘텐츠 형식으로 광고라는 느낌 없이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스터에그를 찾다 보니 광고를 두 번 봤습니다

제가 이 영상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출연진들의 기존 이미지와 과거 커리어를 캐릭터에 그대로 녹여 넣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안유진은 아이돌 데뷔 전 크림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3년 차 객실 승무원 콘셉트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영상 속 승무원으로 배치한 거죠. 처음엔 그냥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나니 기획 자체가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드래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무한상사에서 건전무로 활약했던 연기 경력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 자연스러운 연기 톤을 그대로 살려 캐릭터를 구성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식으로 이전 맥락을 활용한 캐스팅은, 해당 출연자를 오래 팔로우해 온 팬일수록 훨씬 크게 반응하게 됩니다. 단순히 얼굴을 빌린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역사를 같이 데려온 느낌이니까요.

이스터에그(Easter Egg)도 꽤 촘촘하게 심어져 있었습니다. 이스터에그란 콘텐츠 안에 제작자가 숨겨놓은 숨은 참조나 의미 있는 요소들을 의미합니다. 비행기 행선지가 '청라'로 나오는데, 이는 하나금융그룹 본사가 2026년 하반기에 청라로 이전하는 실제 계획과 연결된 장치입니다. 또 영상에서 기장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하정우 감독이 직접 녹음한 목소리라는 사실은 보는 사람을 한 번 더 붙잡는 포인트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나중에 알고 다시 그 구간을 돌려봤는데, 그게 이 영상이 의도한 효과 아닐까 싶었습니다.

금융상품 면에서도 이스터에그가 존재합니다. 지드래곤의 코인 플리핑 장면은 단순한 개그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같은 미래 디지털 자산 분야에 대한 하나금융의 사업 방향성을 암시하는 장치로 읽힌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특정 법정화폐나 자산에 연동되어 안정적 가치를 유지하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금융권이 이런 요소를 광고에 슬쩍 심어놓는 건 꽤 대담한 시도라고 봤습니다(출처: 하나금융그룹 공식 웹사이트).

요약: 출연진의 과거 커리어를 캐릭터에 녹인 캐스팅과, 본사 이전·디지털 자산 등 실제 사업 계획을 반영한 이스터에그들이 영상을 두 번 보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화제성은 잡았는데, 메시지는 남았을까요

영상을 다 보고 나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미는 분명히 있었는데, 제가 기억하는 건 '하나금융에서 엄청난 콘텐츠를 만들었구나'였지, '하나 연금터를 써봐야겠다'가 아니었거든요. 이게 이 영상의 핵심적인 딜레마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와 구매 의도(Purchase Intent)는 다른 개념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란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알고 있느냐의 문제이고, 구매 의도란 그 브랜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고 싶어지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가 함께 높아지면 이상적이지만, 콘텐츠가 너무 재미있으면 콘텐츠 자체로 소비되고 브랜드 메시지는 뒤로 밀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마케팅 연구들에서도 이른바 '뱀파이어 효과(Vampire Effect)'라는 현상이 보고됩니다. 뱀파이어 효과란 광고 속 모델이나 연예인이 너무 강렬해서, 브랜드보다 모델만 기억에 남는 현상을 말합니다(출처: 한국마케팅협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방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 유니버스처럼 시리즈 형태로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 콘텐츠라면, 첫 편은 화제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후속 편에서 구체적인 상품 메시지를 강화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구조를 금융광고에 적용한 시도 자체가 이미 차별점이니까요.

다만 저는 한 가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짧은 클립 버전만 접한 시청자라면, 이게 무슨 금융상품 광고인지 순간적으로 놓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재미와 세계관 구축은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딱 하나의 메시지만 남겨놓는' 클로징 설계가 조금 더 선명했다면 더 완벽했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요약: 화제성과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지만, 뱀파이어 효과로 인해 상품 메시지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은 시리즈 후속편에서 보완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나 유니버스 브랜드 필름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하나금융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풀 버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짧은 클립보다 풀 버전에 이스터에그와 세부 장면이 훨씬 많이 담겨 있어서, 제 경우엔 풀 버전을 보고 나서야 전체 맥락이 잡혔습니다.

 

Q. 하나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금융상품이 실제로 뭔가요?

A. 영상 안에는 하나 연금터(퇴직연금 설계 서비스), 하나머니 앱 환전 서비스, 골드 뱅킹(금 이자 상품), 은퇴 설계 및 상속·증여 솔루션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영상의 전개가 빠르다 보니 각 상품의 세부 혜택은 공식 채널에서 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Q. 손흥민 연기가 어색하지 않나요?

A. 제가 직접 봐봤는데,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축구선수라는 본업 이미지와 충돌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어색함 자체가 웃음 포인트가 되는 구조라, 연기력 자체를 평가하는 것보다 그 자리에 손흥민이 있다는 것만으로 장면이 성립되는 방식이었습니다.

 

Q. 브랜디드 콘텐츠가 일반 광고보다 효과적인가요?

A.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다만 단기 구매 전환율은 직접적인 광고보다 낮을 수 있어서, 어떤 목표를 가진 캠페인이냐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집니다. 이번 하나 유니버스처럼 장기 시리즈로 기획된 경우라면, 초반 화제성 확보 후 후속편에서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결론

정리하면, 하나 유니버스 브랜드 필름은 제가 본 금융권 광고 중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콘텐츠였습니다. 단순히 유명인을 여럿 출연시킨 게 아니라, 각자의 역사와 이미지를 세계관 안에 배치하고, 실제 사업 방향과 연결된 이스터에그를 심어 두고, 만우절 장난이라는 의외의 시작점까지 활용한 방식은 꽤 치밀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브랜디드 콘텐츠가 진짜 힘을 발휘하려면 화제성 이후의 설계가 중요합니다. 후속 시리즈에서 개별 금융상품 메시지를 좀 더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이번 편이 뿌려놓은 씨앗이 실제 고객 행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완성될 것입니다. 하나 유니버스의 다음 편이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저는 꽤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3NHLNmUi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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