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한 번 보고 난 뒤, 뭔가 놓친 것 같은 찜찜함이 남을 때가 있습니다. 〈기생충〉이 딱 그랬습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때는 기택 가족이 박 사장 집에 한 명씩 스며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냥 쭉 따라갔는데, 다 보고 나서도 계속 지하실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나중에 삭제된 장면들에 대한 분석을 접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됐습니다. 지하실이라는 공간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던 이유〈기생충〉에서 계단과 지하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위와 아래를 오가는 수직적 이동이 반복되는데, 봉준호 감독은 이 구조를 통해 계층적 위계, 즉 사회적 신분의 고착화를 시각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계층적 위계란 특정 집단이 사회 구조 안에서 고정된 자리에 배치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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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