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에 잘 다니고 밥도 잘 먹으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벌새'를 보고 나서 그 기준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처음으로 직면했습니다. 가족이 있어도 혼자인 열네 살 소녀의 이야기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가족이 있는데 왜 이렇게 외로울까 — 가족 소외의 실체가족이 곁에 있는데도 외로울 수 있다는 말,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은희를 보면서 그게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은희는 1994년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님, 오빠, 언니와 함께 삽니다. 겉으로만 보면 가족이 갖춰진 평범한 집입니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부모님은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오빠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 있고, 언니는 연애에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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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9.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