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엉뚱한 패러디 영상 하나 보고 나서 원작이 다시 보고 싶어진 적이 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딱 그랬습니다. 패션업계의 냉혹한 권력 구조를 그린 원작을 통째로 뒤집어서, 미란다의 공복(空腹)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패러디인데, 보는 내내 "이 장면이 원래 저거였는데"를 반복하다 보니 패러디를 보면서 오마주 원본을 더 선명하게 떠올리게 되더군요. 패러디가 성립하는 이유, 결국 원작의 힘좋은 패러디(parody)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원작의 구조를 해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원작의 골격을 정확하게 빌려와서 전혀 다른 내용을 끼워 넣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패러디란 기존 작품의 형식이나 내용을 모방하되 우스꽝스럽게 변형하는 창작 기법을 말합니다. 단순히 따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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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5.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