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볼 때마다 처음엔 늘 비슷한 생각부터 했습니다.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부활남: 더 레드'의 설정을 따라가다 보니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죽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죽음을 반복해서 겪어야 하는 운명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불사 설정이 만드는 긴장감의 구조주인공 석환은 죽어도 3일 뒤에 다시 살아납니다. 겉으로 보면 완벽한 능력처럼 보이지만, 이 설정이 액션 서사(narrative structure)에서 안고 가는 문제는 꽤 근본적입니다. 서사 구조란 이야기가 긴장감을 만들고 해소하는 흐름의 뼈대를 말합니다. 보통 주인공이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바로 그 긴장감의 핵심 동력인데, 석환에게는 그 조건이 처음부터 빠져 ..
박종두가 진짜 악당이 아니라면? 《늑대사냥》을 처음 봤을 때 제가 받은 가장 큰 충격은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제작비 130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송환극이 아니었습니다. 장르가 통째로 바뀌고, 예상했던 구도가 뒤집히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이 영화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조금은 이해했습니다. 장르 전환: 범죄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늑대사냥》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전형적인 밀실 스릴러(Closed Space Thriller)를 예상했습니다. 밀실 스릴러란 외부와 단절된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물들이 생존을 다투는 장르로, 배 위라는 고립된 환경은 그 구조에 딱 맞았습니다. 해외에서 붙잡힌 흉악범들을 한국으로 호송하는 도중 탈출이 벌어진다는 설정은 충분히 긴장감 있는 그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