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사극 스릴러라는 조합이 익숙하게 느껴졌고, 어차피 소현세자가 죽는다는 결말은 역사가 이미 알려준 상태였으니까요. 그런데 영화가 시작된 지 10분도 안 돼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침술사가 발소리와 숨소리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짚어내는 장면, 그 장면 하나가 제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주맹증이라는 설정이 단순한 장치가 아니었던 이유영화를 보기 전, 주맹증(晝盲症)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도 처음엔 단순히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겠거니 했습니다. 주맹증이란 밝은 환경에서는 시력이 거의 기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어두운 환경에서만 사물을 볼 수 있는 희귀 시각 장애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낮에는 눈먼 사람이지만, 밤이 되면 세상..
예매율 30%를 찍은 영화가 개봉 전부터 이 정도 수치를 기록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시대극 미스터리 장르에서요. 처음엔 캐스팅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끝까지 보고 나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머릿속에 남은 건 배우 이름이 아니라 "그날 총성은 몇 발이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사라진 두 발, 이 영화의 출발점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공식 기록에는 다섯 발 짜리 권총에 한 발이 불발되었으니 실제 발사된 총알은 네 발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수거된 탄흔(彈痕)은 여섯 개였습니다. 탄흔이란 총알이 박히거나 스친 자국을 의미하는데, 단순히 계산이 맞지 않는 수준이 아닌 두 발 분량의 흔적이 공식 기록..